1. 고무탄성 (Rubber elasticity)
고무줄을 수백% 늘렸다가 놓으면 거의 원래의 길이로 회복됩니다. 그러나 이와는 대조적으로 강철선은 몇 %의 범위에서만 가역적으로 변형될 뿐이며, 이 범위를 넘으면 비가역적 변형, 즉 소성변형을 하게 되고 결국 끊어지게 됩니다. 이와 같이 큰 인장 범위 내에서 가역적으로 탄성을 지키는 것을 고무탄성 (rubber elasticity)이라 하며, 이는 고무상 물질의 중요한 특성입니다. 이러한 성질 외에도 고무는 늘이면 온도가 올라가고, 줄어들 때 온도가 내려가게 됩니다. 또한 일정한 하중을 가한 상태에서, 늘어난 길이는 가열하면 감소하고 냉각시키면 증가하게 됩니다. 이것은 금속과는 반대되는 성질입니다. 천연에서 채취된 고무는 polyisoprene으로서 선형의 사슬구조를 지니며 상온보다도 낮은 유리전이온도를 지니는 비결정성 고분자입니다. 따라서 상온에서 응력을 가하면 흐르게 되어 그대로의 사용은 제한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성질을 보강하는 방법이 가교화(crosslinking)인데, 가교화시키게 되면 유동성이 억제되어 유리전이온도보다 높은 온도에서도 탄성을 나타내게 됩니다. 가교는 3차원적으로 일어나 공간에서 그물구조를 형성하게 됩니다. 가교반응에 의한 화학적 가교뿐만 아니라 고분자 사슬이 서로 얽혀서 이루어진 물리적 가교(entanglement)도 고무탄성을 나타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특히 천연고무는 분자량이 매우 높으므로(100만 이상) 많은 물리적 가교가 이루어져 있습니다. 가교가 일어나면 하나의 고분자 사슬이 다른 고분자 사슬을 지나서 흐르려는 성질이 억제되어 구조적 안정성이 증대되므로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가교화 시킨 고무는 낮은 인장강도를 가지며, 응력을 제거해도 원래의 길이로 돌아오지 않고 고분자 사슬의 상당 부분이 흘러버림을 알 수 있습니다. 고무줄, 타이어 등의 고무 제품은 가교화되어 있는 고분자로, 가교화 정도에 따라 유연한 것으로부터 딱딱한 것에 이르기까지 탄성 및 기계적 물성에 큰 차이를 보입니다. 고무 탄성에 관한 이론은 고분자화학의 가장 오래된 이론 중의 하나로, 고분자라는 개념이 정립되기 이전부터 연구되어 왔습니다. 고무의 거시적 변형(long range deformation)은 random coil 형태의 고분자 사슬 및 가교화된 그물형 사슬의 움직임을 고전 열역학 및 통계 열역학을 사용하여 기술함으로써 설명될 수 있습니다. 외부에서 응력을 가하면 가교점 사이의 길이가 늘어나며 아울러 고분자 사슬이 지닐 수 있는 entropy가 감소됩니다. 늘어나지 않은 상태가 늘어난 상태보다 고분자 사슬이 지닐 수 있는 conformation의 수가 더 많으므로 더 높은 entropy를 지닙니다. 예를 들어 고분자 사슬이 완전히 늘어난 직선이 되었을 경우 고분자 사슬이 지닐 수 있는 conformation의 수는 1개 뿐이나, 늘어나지 않은 상태에서는 고분자 사슬이 공간상에서 지닐 수 있는 conformation의 수는 수없이 많으므로 통계역학적 entropy의 개념에 의해 높은 entropy를 지닙니다. 따라서 고무를 잡아당기면 entropy가 감소하므로 entropy가 높은 상태인 원래의 상태로 자발적으로 회복됩니다. 고무를 늘렸을 경우 되돌아오는 회복력은 enthalpy 변화가 아니라 entropy변화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고무를 entropy 스프링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또한 늘릴 떄 내부에너지 변화가 전혀 없는 경우를 이상고무라고 합니다.
2. 기계적 성질 및 물리적 성질
고분자가 구조용 재료로 사용될 때 고려해야 할 중요한 성질로서 변형, 파괴 및 피로거동 등이 이에 속합니다. 고분자는 인장실험에서 여러가지 변형 및 파괴거동을 보입니다. 파괴가 일어날 때까지 직선적으로 응력이 증가하며 항복점(yield point)이 없이 파괴되는 거동을 취성파괴(brittle failure)라 하며 polystyrene, poly(methy methacrylate) 및 epoxy수지 등의 유리상 고분자가 이러한 파괴 형태를 보입니다. 이와는 달리 인장 시키면 항복점을 지나 길게 늘어나는 변형이 계속되는 거동을 연성파괴 (ductile failure)라고 합니다. 결정성 고분자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이 이러한 거동을 보입니다. 항복점을 지나서 소성변형 과정을 냉연신(cold drawing) 이라고 하는데, 인장되고 있는 시료의 한 부분이 갑자기 가늘어지는 necking이 일어납니다. 인장이 계속됨에 따라 가늘어진 부분은 그 두께를 유지한 채 다른 부분으로 계속 전파되어 갑니다. 냉연신이 일어나면 고분자 사슬이 인장 방향으로 배향(orientation)하게 됩니다. 탄성체 거동은 낮은 영률을 지녀 유연하며 수백 %까지 자유스럽게 늘어나고 응력을 제거하면 원상태로 돌아가는 탄성적 변형을 보입니다. 응력-변형률 곡선에서 얻어지는 영률(Young's modulus), 항복점에서의 변형 및 응력, 파괴 시의 변형 및 응력 등은 실제 용도에 맞는 고분자 재료를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중요한 변수입니다. 고분자의 변형 및 파괴의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는 고분자가 점탄성 성질을 지니고 있으므로 변형 및 파괴시의 온도와 변형속도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Poly(methyl methacrylate)는 낮은 온도에서는 취성파괴 거동을 보이나 온도가 올라갈수록 변형 시 고분자 사슬의 유동성이 커지므로 연성파괴 형태를 보입니다. 파괴가 일어날 때까지 소요된 에너지 또는 응력의 계산으로부터 구해지는 파괴강도는 변형과 더불어 고분자 재료를 실제 사용할 때 고려해야 할 중요한 요소입니다. 최근에는 파괴역학 및 재료과학의 도움으로 고분자의 파괴가 일어나는 역학적 환경 및 파괴가 일어나는 분자 메커니즘의 규명에 많은 진전이 있었으며, 이를 고분자의 기계적 성질 개발에 응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polystyrene은 높은 탄성률을 지녀 딱딱하고 높은 인장강도를 갖지만, 잘 깨어지기 쉬운 단점이 있으므로 어느 정도 딱딱한 성질을 유지하면서 충격에 잘 깨어지지 않는 질긴 polystyrene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목적으로 내충격성 polystyrene(high impact polystyrene, HIPS)이 개발되었습니다. 주기적 응력에 의한 물질의 파괴를 피로(fatigue)라고 합니다. 실제로 플라스틱은 한 번의 과도한 변형이나 강한 충격보다는 반복되는 응력에 의해서 파괴가 되는 경우가 더 많으므로, 고분자의 피로에 관한 연구는 응용적 측면에서 아주 중요한 이이를 지닙니다. 고분자는 가벼우면서 무게에 비해 기계적 강도가 우수하며 가공성이 좋아 구조재료로 주로 사용되어 왔으나, 최근에는 다른 우수한 물리적 특성으로 인하여 기능성 재료로서도 사용이 증대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고분자가 우수한 전기저항성을 지니고 있어 절연체로 많이 사용되고 있으나, 몇몇 고분자들은 전기를 통하는 성질을 보여 전도성 고분자로의 사용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고분자막은 선택적으로 물질을 투과하므로, 공기 중의 산소를 분리하거나 인공신장 등에 사용되는 등 기능성 분리막으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특이한 광학적 성질로 인하여 컴퓨터 칩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 재료로서의 사용도 증대되고 있습니다. 고분자의 사용 증가로 인해 구조-물성-응용의 상관관계를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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