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고분자의 전이현상 (상태변화)
결정상, 액체상 및 기체상으로 되어 있는 결정성 저분자 물질의 경우 용융과 비등의 두 가지 전이가 존재합니다. 이외에 한 결정구조로부터 다른 결정 구조로 변하는 결정-결정 전이가 존재합니다. 저분자 물질과는 대조적으로 고분자 물질의 경우, 높은 분자량으로 인하여 기체 상태로 기화되지 못합니다. 결정성 고분자 물질은 결정이 녹는 용융현상이 일어나나 비결정성 고분자 물질은 결정이 없으므로 용융현상이 없습니다. 비결정성 고분자 물질은 낮은 온도에서 비결정성의 유리와 같은 상태로 있으며 온도가 올라가면 점성의 액체로 변합니다. 이와 같이 유리상태에서 점성의 액체로 변하는 전이를 유리-고무 전이 또는 간단히 줄여서 유리전이(glass transition)라 합니다. 결정성 고분자의 경우 결정을 이루고 있기 떄문에 결정격자가 깨어지는 용융이 일어날 뿐 온도가 올라가도 비결정성 고분자와 같이 유리-고무전이 현상은 나타나지 않습니다. 전이온도 부근에서 열역학적, 물리적, 기계적 및 전기적 성질들이 크게 변화하므로 고분자의 전이현상은 이러한 성질들을 온도의 함수로 측정하여 관찰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서 온도에 따른 부피변화 측정, 동적 기계적 성질의 측정, 열분석법 등이 있습니다.
고분자의 전이점을 조사하는 방법은 동적 탄성률(dynamic modulus) 등의 동적 기계적 성질을 측정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동적 탄성률은 고분자의 사슬의 운동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전이온도 부근에서 고분자 사슬의 움직임이 급격히 변화하므로 동적 탄성률의 측정으로 전이점을 알아낼 수 있습니다. 선형 비결정성 고분자의 경우, 충분히 낮은 온도에서는 고분자 사슬의 움직임이 극히 제한되어 있으므로 딱딱한 유리와 같은 상태(glassy state)를 유지합니다. 온도가 올라가서 어떤 특정한 온도 영역에 이르면 고분자 사슬의 말단 또는 반복단위 몇 개로 이루어진 분절(segment) 등 고분자 사슬이 부분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여 탄성률이 급격히 감소합니다. 일반적으로 이 부근에서 탄성계수가 수천배 정도 감소하는 현상을 보입니다. 이 전이 영역을 유리전이 역역이라고 하며, 각각의 고분자마다 특정한 온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유리전이 영역을 넘어 온도가 더욱 높아지면 고분자 사슬의 분절운동은 쉬워지나, 고분자 사슬들은 높은 분자량으로 인해 여전히 서로 얽혀서 실제 흐름은 불가능하므로 고무와 같은 상태를 유지합니다. (rubbery plateau). 이 영역에서도 탄성계수가 거의 일정하게 유지됩니다. 온도가 더욱 높아지게 되면 고분자 사슬들의 운동이 더욱 활발해져서 서로 얽혀 있던 고분자 사슬들이 풀려 액체와 같이 흐르게 됩니다.
전이현상은 결정성, 비결정성 고분자에 따라 각각 다르게 나타나며, 또한 고분자의 물리적 구조(선형 고분자, 가교 고분자)에 따라서도 다른 거동을 보입니다. 가교화되어 있는 경우는 온도가 높게 올라가더라도 유동성을 나타내지 않아 선형 고분자와는 달리 탄성을 나타냅니다. 유리전이현상은 비결정 영역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으로, 완전한 결정성 고분자의 경우 유리전이 현상은 없으며 온도를 더욱 높이면 결정이 녹는 용융현상만 나타납니다. 결정성 고분자의 경우 결정화도에 따라 다르나, 비결정 영역으로 인한 유리전이 현상과 결정으로 인한 용융현상 모두를 보입니다. 그러나 유리 전이 온도에서 비결정성 고분자와 같이 탄성률이 급격히 떨어지지 않고 어느 정도 높은 값을 지니게 되며, 이 값은 결정화도에 의해 정해집니다
2. 유리전이 온도
유리전이온도는 어떤 고분자를 실제 사용하고자 할 때 고려해야 할 가장 중요한 요소이 하나입니다. 유리전이온도는 고분자의 화학적, 물리적 구조에 크게 영향을 받습니다. 유리전이 온도에 영향을 미치는 화학적, 물리적 인자는 용융점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와 비슷합니다.
3. 점탄성
고분자는 온도에 따라 탄성(elasticity) 혹은 점성(viscosity)이 나타나게 됩니다. 이는 고분자가 탄성과 점성의 두 요소를 지닌 물질로서 온도 및 실험 조건에 따라 어느 한 요소가 지배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물체의 운동은 점성과 탄성의 두 요소를 어느 정도 지니고 있으며, 고분자는 자체의 긴 사슬로 인하여 점탄성(viscoelasticity)이 현저하게 나타납니다. 온도 뿐만 아니라 실험을 행하는 시간척도에 따라서도 고분자의 점탄성은 다르게 나타납니다. 예를들어 가교화 시키지 않은 고무를 아주 빨리 잡아당길 경우 탄성체와 같이 탄성을 나타내나, 아주 천천히 잡아당길 경우 흘러버리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가교화 시키지 않은 고무공을 딱딱한 바닥에 떨어뜨리면 잘 튀어 오르나, 동일한 공을 바닥에 오랜 시간 그냥 두면 흘러서 바닥 부분이 먼저 평평해지고 결국 납작한 형태로 변하게 됩니다 (Creep현상). 이는 분자운동의 시간대와 외부에서 가하는 기계적 운동의 시간대가 서로 연관이 있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이와 같이 고분자의 점탄성에 관한 연구는 고분자의 탄성 및 흐름과 분자운동 및 분자구조와 상관관계에 관한 것으로 고분자의 응용 및 가공기술을 개발하는데 기초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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